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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청소노동자 미지급 임금 받아낸 대단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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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거제비정규센터
댓글 0건 조회 34회 작성일 22-11-0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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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청소노동자 미지급 임금 받아낸 대단한 주민들

상계동의 한 아파트 주민들, 한마음으로 문제 해결... 주민대책위 홍기웅 대표 인터뷰

입주자대표회장의 관리비 지출 거부로 경비·청소노동자의 임금이 체불되고 엘리베이터 운행마저 중단될 위기를 겪었던 상계동의 한 아파트. 지난 8월부터 아파트 정상화를 위해 발로 뛴 사람들은 바로 입주민들이었다. 그들 스스로 모임을 만들고 이웃을 만나 문제를 알려내고 주민대회까지 열어낸 것. 

그 결과, 경비·청소노동자의 미지급 임금이 지급됐고 주민들의 뜻에 따라 새로운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됐다. 뜨거웠던 여름부터 가을까지 아파트 주민들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왔는지 '아파트 정상화를 위한 주민대책위' 홍기웅 대표를 지난 10월 22일에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홍기웅 주민대책위 대표와의 일문일답.

퇴근길 시선을 사로잡은 한장의 현수막

- 2000여 세대가 넘는 큰 규모의 아파트입니다. 어떻게 아파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작년(2021년) 12월, 퇴근길에 아파트 입구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봤습니다. 우리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청소노동자들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내용이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해지는 현수막에 임금 받지 못한 개월 수만 덧대어서 바뀌었거든요. 어느 날 보니 11개월이 넘어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 입주자대표회의가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과 함께 별도의 대책위를 구성했던데요. 그 이유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아파트에 알고 지낸 주민은 같은 동에 살고 있는 한 분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할 수 있는 주민들을 모으기 위해 대책위를 꾸려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분께 말씀드렸더니 '마침 나도 관심이 많았다'며 흔쾌히 같이 하겠다고 해주셨어요. 그래서 대책위를 구성하자는 안내문을 엘리베이터에 붙였습니다. 온라인 소통 공간(밴드)도 만들었고요. 평소에 아파트 문제에 관심이 있던 네 분이 모이게 됐습니다."

오로지 아파트 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입주민들

- 대단지 아파트인 만큼 서로 모르는 분들이 모이셨을 텐데요. 어떤 활동을 했나요? 대책위 주민들은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엘리베이터에 우리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을 담은 안내문을 붙였어요. 처음 대책위 구성 안내문은 단 두 사람이 붙이느라 고생 많이 했는데 입주민들과 함께하니 금방 할 수 있더라고요. 우편함에도 안내문을 한 장, 한 장 다 꽂았어요. 그리고 '노동자 임금문제 해결, 관리비 지출 정상화, 입주자대표회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안 해본 일이라 어색해했지만 갈수록 서로 의지가 되고 일에 속도도 붙었어요. 함께 하시는 주민분들은 '다른 입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더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참 많이 하셨어요."
    
분리수거날에 맞춰서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대책위 모습
▲  분리수거날에 맞춰서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대책위 모습
ⓒ 홍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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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정상화를 위한 서명운동 진행하는 모습
▲  아파트 정상화를 위한 서명운동 진행하는 모습
ⓒ 홍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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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세대 우편함에 소식지를 꽂고 있는 대책위원 모습
▲  각 세대 우편함에 소식지를 꽂고 있는 대책위원 모습
ⓒ 홍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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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과 노동자가 한마음 한뜻으로 성사한 주민대회

- 지난 9월 30일에 아파트 정상화를 위한 주민대회도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요즘은 반상회도 잘 안 하는 추세이고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경우가 참 드문데요, 어떻게 성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대책위에 참여하거나 서명운동에 동참하신 주민들이 '이렇게 상황을 직접 들으니 정확히 알게 됐다. 더 많은 입주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셨어요. 그러면서 입주민들과 모든 상황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져 주민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솔직히 어떻게 진행해야할지 막막했지만 우리와 같은 마음인 분들이 많이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놀랍게도 그날 70여 명의 입주민들이 나오셨어요. 그리고 다섯 분 정도는 직접 자유발언까지 해주셨습니다. 주민대회를 준비한 우리도, 이 자리에 온 입주민들도 용기를 낸 거죠.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모인 70여 명의 주민들을 보면서, 그리고 그들이 내는 목소리를 들으며 입주민의 힘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이 힘이 아파트 정상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장은 빠르게 사태를 해결해야 해요. 우리가 관리비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데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 예고라니 이게 정상적인 아파트인가요?"

"관리비가 투명하게,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나 같으면 한달만 임금 못받아도 당장이라도 일을 그만둘 것 같은데 경비아저씨한테 참 죄송한 마음입니다. 인간적으로 못할 짓이에요."

"이렇게 주민들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들이 앞으로도 있으면 좋겠어요. 현수막 보고 무슨 일인가 혼자 걱정했는데 상황도 들을 수 있고 모이니까 우리 아파트가 빨리 정상화 될 수 있을거란 기대감이 듭니다." 

- 참석한 입주민들의 발언
     
아파트 정상화를 위한 주민대회 진행하는 모습
▲  아파트 정상화를 위한 주민대회 진행하는 모습
ⓒ 홍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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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주민들의 발언 뿐 아니라 아파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발언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나요?

"경비노동자분이 직접 오셔서 말씀을 하셨어요. '자식한테 손 안 벌리려고 일하는데 정말 마음이 아프다. 임금을 못 받아서 가족들한테 면목도 없고 너무 괴롭다. 아파트 문제가 빨리 해결해야 우리도 임금을 받을 수 있다. 많이 관심 가져달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결국 10월 7일에 경비·청소노동자들의 미지급 임금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당사자인 노동자, 입주민들 반응은 어땠나요?

"노동자분들은 너무 좋다고 만세를 부르셨어요. 서로 얼싸안고 '잔치라도 벌여야 하는 것아니냐, 입주민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라고 하셨어요. 주민들도 너무 잘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주민들이 힘을 모으니 이렇게 된 것 아니겠냐고 기뻐하셨습니다."

- 최근에 4회 노원주민대회에 경비노동자분들과 함께 참가하고 직접 한마디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같이 참가하게 되었나요?

"제가 경비노동자분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임금뿐만 아니라 고용불안이 더 큰 어려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3개월마다 근로계약서를 쓰고 있는데 그때마다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때마침 올해 노원주민대회 요구안 중에 '경비노동자 근로계약 기간 2년 보장'이 있기에 함께 참여하게 됐습니다. 직접 근무복을 입고 한마디도 하셨어요. 문제 해결을 위해 일터를 넘어 더 큰 용기를 내신 거죠. '주민들이 힘을 모아 정책과 예산결정에 개입하고 잘못된 정치를 통제하자'는 노원주민대회 취지를 가장 잘 살린 출연자였다고 생각합니다."
 
"운이 좋아 3개월 단위의 초단기 근로계약이라는 산을 하나 넘어도 1년 단위의 용역계약을 넘지 못해 실업과 취업이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하는지 모르겟습니다. 단순히 머슴처럼 부려지다가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저희도 권리를 가진 사람으로 대우를 받고 싶습니다. 경비노동자도 사람입니다." -주민대회 참가한 경비노동자 발언 중 일부
    
4회 노원주민대회에 참가한 경비노동자들과 홍기웅 대표
▲  4회 노원주민대회에 참가한 경비노동자들과 홍기웅 대표
ⓒ 노원주민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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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주자대표회장의 해임이 결정되고 새로운 입주자대표회의도 꾸려졌죠. 그동안 대책위 활동에 대한 소회가 궁금합니다. 이후 아파트가 상황이 어떻게 될지도요.

"대책위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어요. 입주민들은 아파트 문제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란 거예요. 입주자대표회의가 1년 동안 회의를 거의 열지 않았어요. 주민들이 관심을 가져도 무엇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거죠. 이번에 주민들이 힘을 모아서 우리 아파트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해냈다는 맛을 본거죠.

이제 새로 구성될 입주자대표회의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주민들이 뽑았으니 입주민들의 이야기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소통하고 주민과 일하는 노동자들이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어야겠죠. 입주민들의 힘으로 빠르게 아파트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홍기웅 대책위 대표 또한 동대표로 출마, 입주민들의 투표로 선출됐다. 내년 5월까지 짧은 임기이지만 입주자대표회의가 주민의 뜻에 따라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 직접 출마했다고 한다. 주요 공약은 주민의 말을 듣는 동대표회의 구성과 경비, 청소노동자 고용 안정 및 처우개선이었다. 입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만들어 낸 첫 번째 성과에 이어 아파트 정상화를 위한 입주민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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