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top
menu01 menu02 menu03 menu04 menu05
 
 

 

모비스 '사외하청'도 불법파견... 원청 밖에서 일한 협력업체 노동자도 직접고용해야 판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거제비정규센터
댓글 0건 조회 47회 작성일 21-03-30 14:53

본문

<판례속보> 법원, 모비스 '사외하청'도 불법파견…원청 밖에서 근무한 협력업체 노동자도 직접고용


모비스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관계에 있으므로, 모비스가 이들을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특히 모비스 부지 외 제3의 장소에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근무를 했다고 해도, 불법파견을 인정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와 눈길을 끈다.

 
서울고등법원 제15민사부(부장 이숙연)는 지난 326, 현대모비스 협력업체 노동자 3명이 현대모비스 주식회사를 상대로 청구한 '회사에 관한 소송'에서 피고인 모비스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노동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등법원 2021.3.26. 선고 20192050572 판결)
 
원고 노동자들은 모비스 협력업체에 입사해서 'CKD검사원'으로 근무하다 사직한 사람들이다. 현대 모비스는 자동차 모듈(완성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을 기능별로 결합한 단위)을 국내외 자동차 생산업체에 공급하는데, 해외 수출의 경우에는 CKD(Complete Knock Down)라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는 우선 반조립 제품으로 부품을 수출하고, 목적지에서 완성품 형태로 조립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한편 모비스는 부품을 반조립 상태로 포장하는 업무를 포장전문업체에 도급을 줬다. 원고 노동자들이 소속된 협력업체들은 포장전문업체 안의 작업장에서 모비스의 부품 품질을 검사하고 관리하는 'CKD 품질관리 업무'를 진행해 온 것. 요약하자면 결국 포장전문업체에 모비스의 부품협력사들이 생산한 부품이 입고되면, 이를 원고인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검사해서 합격과 불합격 여부를 검사하고, 합격한 부품은 포장관리업체로 보내는 것이다.
 
원고 노동자들은 "형식적으로 협력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로는 현대모비스와 협력업체 노동자들 사이에 노동자 파견관계가 있다"며 현대모비스가 자신들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물리적으로 같은 사업장 아니어도 '하나의 작업집단'

재판부는 원고 노동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먼저 모비스가 노동자들에게 구속력 있는 지휘명령을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CKD품질 관리업무를 하려면 부품의 정상적 상태와 불량검사 수행방식을 숙지하고 검사결과를 모비스에 통보해야 했는데, 모비스는 업무지침을 마련해 원고 노동자들에게 준수하도록 했다""이 과정에서 모비스 품질팀 직원들이 수시로 이메일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관련사항을 보고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시지 내용을 볼 때, 단순 업무 연락이 아닌 구체적인 지휘명령을 반복하는 수준이었다"라고 꼬집었다.
 
그 외에 모비스 품질팀 직원들이 지시사항을 전달하면 원고들이 결과를 보고했고, 협력업체가 여기에 개입하지 않고 사후 결과 보고만 받은 점, 협력업체 자체 업무매뉴얼은 사실상 모비스가 정한 업무표준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모비스의) 업무표준은 이메일이나 카카오톡을 통한 개별적인 업무지시와 함께 상당한 지휘명령을 이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모비스 소속 노동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을 구성했다고도 봤다. 재판부는 "CKD품질관리업무는 해외 수출 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이고 중요한 업무"라며 "모비스는 수출사업의 주체인 이상 품질을 관리할 강력한 유인이 있었고, 이 때문에 CKD품질관리업무를 주도하고 업무수행을 관리 감독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비스 직원들이 협력업체 직원들과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하지 않은 점에도 불구하고, 협력업체 업무가 모비스의 사업에 편입됐다고 판단했다.
 
모비스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모비스 공장이 아닌 포장전문업체의 공장에서 근무했다"며 파견관계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원고 노동자들이) 모비스 공장 외 장소에서 근무하더라도, 업무수행 방식이 모비스 소속 노동자 업무와 유기적으로 관련돼 있고 실질적으로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이라면 노동자 파견관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이를 근거로 "이른바 장소적 의미에서 사내도급이 아니라고 해서 실제로 모비스의 사업에 편입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품질검사는 전체 사업구조에 연동될 수밖에 없고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업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모비스 직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돼 공동작업을 하는 등 모비스의 사어베 실질적으로 편입된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 밖에도 재판부는 "작업장에 모비스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해 지시사항을 전달하거나 회의를 했고 이들이 사용할 책상이나 집기도 상시 마련돼 있었다""특정 이슈가 발생하면 모비스 직원들이 상주해 함께 근무했고, 수시로 협력업체 노동자들과 연락을 했다"고 꼬집었다.
 
그 외에 모비스 품질팀 직원들이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 점, 모비스가 상시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근태 현황을 보고 받은 점 등을 근거로 "협력업체가 작업에 투입된 노동자와 관련해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협력업체가 모두 모비스 공장 일부 공간을 임차해 사무실로 사용할 뿐 별도 사업장을 갖추지 못했던 데다 임대료마저도 평당 월 1만원에 해당됐던 점, 작업장이나 검사대도 포장전문업체가 제공했던 점 등을 들어 "협력업체가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모비스와 협력업체 노동자인 원고 사이에 노동자 파견관계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고용의무 발생 이후 협력업체에서 사직한 노동자"불법파견 주장할 수 있다"
 
한편 원고 노동자들이 소송 제기 전에 협력업체에서 자발적으로 사직한 점도 쟁점이 됐다. 모비스는 "협력업체와 근로계약이 종료됐으므로, 그 효과는 모비스에게도 승계된다""노동자들의 소제기는 신의성실 원칙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우리 파견법은 '파견 노동자가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 직접 고용 간주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결국 협력업체 취업 이후 2년이 지나 불법파견으로 인한 고용의무가 발생한 시점에, 노동자들이 협력업체를 사직한 것이 파견법에서 정하는 '반대의사'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 것.
 
하지만 재판부는 "고용의무 발생 이후 근로제공이 중단된 사정이 있다고 해도, 중단된 이유와 중단된 기간의 장단, 책임관계 등 구체적 개별적 사정을 종합해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이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사업주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사직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용의무가 발생했음을 인식한 상태에서 명시적인 의사를 표시한 걸로 보기 어렵다""기존에 수행하던 업무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는 등의 사유로 부득이하게 사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사직을 이유로 고용의무가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계 관계자는 "CKD검사 업무를 하는 노동자 숫자가 많지 않아서 판결 자체의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모비스 부지가 아닌 다른 작업장에서 일한 경우도 불법파견을 인정한 이번 법원 판결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을 대리한 법률사무소 일과사람의 최종연 변호사는 "사외에서 도급으로 운영되는 현대모비스 협력업체 포장장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불법파견 가능성을 인정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원청 공장이나 소속 협력업체가 아닌 제3의 장소에 배치된 비정규직 파견을 법원이 1심에 이어 재차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