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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아나운서에게는 퇴직금을 주지 않아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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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거제비정규센터 작성일19-08-13 15:20 조회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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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아나운서에게는 퇴직금 주지 않아도 될까

 

[인터뷰] 충남대학교 로스쿨 김소영 노동법 교수

 

[오마이뉴스 박솔희 기자]

 

실질적으로 출퇴근을 하고,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한 경우라도 '근로계약서'가 아닌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했다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될까?

 

아나운서 김도희씨는 SBS의 자회사인 TJB대전방송에서 6년간 근무하며 메인 뉴스 앵커도 맡았으나 2018년 퇴사 시 프리랜서 계약을 이유로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 대전지방노동청에 진정을 넣었으나 내용을 알 수 없는 내사종결 통보를 받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재조사를 요구한 상태다.

 

[관련기사] "위선적인 방송국 떠나" 아나운서의 적나라한 고백

 

현재 로스쿨에 재학 중인 김씨는 "지상파 방송국의 횡포를 비호하는 노동청의 근로감독관 제도를 바로잡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링크)을 진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도 출석해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의 노동 현실을 지적했던 김도희씨의 사례에 대해 충남대학교 로스쿨 김소영 교수의 견해를 들어봤다.

 

(김소영 교수는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학사를 졸업한 뒤 노동법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석사, 고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고용노동부 임금체불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근로제공 사실관계로 판단하므로 계약형태는 불문"

- 대전방송 측에서는 아나운서는 계약서상 근로계약이 아닌 전속 프리랜서 계약이기 때문에 근로자가 아니고, 취업규칙의 적용도 받지 않아 퇴직금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프리랜서라는 단어만 보면 얼핏 맞는 말 같기도 한데요. 반면 김도희 아나운서 측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고 휴가도 제한돼 있었던 등 근로자와 같은 조건에서 일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신분으로는 아무리 오래 근무해도 퇴직금을 받을 수 없나요? 법률적 판단이 궁금합니다.

"근로자인지 아닌지는 '근로를 제공하는 사실관계'를 근거로 판단하는 것이므로 계약 형태를 불문합니다. 아나운서가 방송국과 전속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고 일을 해왔다고 하더라도, 방송국과 사용종속관계, 즉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해 왔다면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퇴직금지급청구권이 인정됩니다. 우리 근로기준법은 제2조에서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근로자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용종속관계'에서 일을 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는 자이면 근로자라는 의미입니다."

 

- 사용종속관계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있나요? 방송국의 아나운서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근로감독관은 아나운서의 책상이 사내에 마련돼 있었는지, 내선 전화번호가 있었는지 등을 따졌다고 하는데요.

"업무의 특성상 현장 근무를 하는 것은 근로자성 판단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해당 근로감독관의 논리대로라면 주로 외부에서 근무하는 영업사원이나 신문기자, 검침원 등은 모두 근로자가 아닌 걸까요?

 

KBS 영상취재요원을 근로자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10754판결)도 현장근무 여부는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2014년에 한국전력의 전기계량기 검침원을 근로자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442745 판결).

 

이미 대법원은 1990년대 이래 사용종속성의 구체적 판단기준을 판례법리로 구축해 왔습니다. 특히 2006'대입종합반 학원강사' 판결(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29736 판결) 이후에는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쉽게 근로자성을 부정하지 못하도록 사용종속성의 판단기준을 합리적으로 완화했습니다.

 

해당 판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등등 사용종속성의 판단 요소를 상세히 열거하고 있는데, 이러한 판단 요소를 모두 갖추어야 근로자로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구체적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이 사건 당사자인 아나운서의 경우 뉴스 보도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방송국의 지휘·감독 없이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었는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업무 수행의 내용과 방법에 있어서 방송국의 지휘·감독을 받았는가? 예를 들어 아나운서가 주어진 뉴스 원고를 벗어나 본인의 해설까지 곁들여 마치 토론 프로그램의 패널처럼 방송할 수 있었는지? 혹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뉴스이니 방송하지 않겠다고 주장할 수 있었는지? 그렇지 않았다면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은 것입니다.

 

둘째, 독립적인 사업자가 아닌가?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이 있어 사실상 다른 방송국의 아나운서로 겸직할 수 없었다면 독립적인 사업자였다고 볼 수 없습니다. 본인 대신 다른 제3자를 고용하여 대신 방송을 하게 할 수 없었던 부분 역시 사용종속성에 해당합니다.

 

셋째, 아나운서가 받은 보수의 성격이 일한 것에 대한 대상적, 즉 대가적 성격이었는가?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볼 때 방송국 아나운서는 사용종속성이 있는 근로자로 볼 수 있겠습니다."

 

"회사와 싸우기 싫다고 그만두지 말고 권리 행사해야"

 

- 사실상의 근로계약을 프리랜서 계약으로 체결하는 방송국의 '꼼수', 즉 계약의 형태 자체가 불법 아닌가요? 대전방송은 사건 이후 프리랜서 아나운서 계약을 하고 있지 않으나, 아직도 많은 방송국이 아나운서, 방송작가, FD 등의 인력을 프리랜서 형태로 계약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근로기준법 위반을 효과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법률이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모든 개별적 계약에 있어서 그 체결 시점부터 개입하여 불법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형벌을 과할 수는 없습니다.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한 후에 실제로 프리랜서로 근무하는지, 아니면 이 사건 아나운서 같이 실제로는 근로자로서 근무하는지는 계약 체결 당시에는 알기 어렵습니다. , 전속 프리랜서 계약 체결 자체를 불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사용자에 대한 형사 제재만으로는 근로자의 권리가 회복되지 않고, 민사소송 절차에 따른 구제는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고용노동부가 '행정적 감독'을 통해 방송국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근로자 스스로의 권리의식이 필요할 것입니다. 노동법의 실효성은 근로자 스스로의 권리의식이 뒷받침되어야 확보될 수 있습니다.

 

법을 위반한 사용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근로자가 사용자와 적당히 타협하고 직장을 떠나는 경우를 가정해 봅시다. 본인은 성격상 혹은 개인적 사유로 회사를 상대로 다투는 것이 두렵고 싫어서 권리를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다 해도, 같은 처지의 동료나 후배들에게는 좋지 않은 선례로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물론 조직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같은 상황에 처한 근로자들이 연대하여 같이 권리를 주장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회초리 한 개는 쉽게 부러뜨릴 수 있지만, 회초리 다발은 쉽게 부러뜨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프리랜서 #퇴직금 #근로계약 #위장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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